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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Review/책 Books

서스펜스 로맨스소설 :: 기욤뮈소 구해줘

by 榮華 2019.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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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RACTER::


♂샘 갤러웨이(3?)

 

뉴욕시티, 세인트 매튜 병원의 닥터.

마약상과 범죄자들이 우글거리는 브루클린의 저주받은 빈민가에서 사춘기 시절을 함께 보낸 '페데리카'를 사랑했다. 캄캄했던 그 곳에서의 생활을 견고하게 버텨낸 그들은 서로를 사랑을 확인했고 백년가약을 맺었다. 과거에서 벗어나 그녀와 행복한 가정을 꿈꿨다. 불과 1년 전 임신한 아내가 자살하기 전까지.

 

아내의 죽임에 죄책감에 휩싸여 하루도 빠짐없이 그녀의 묘지를 찾아가 시간을 보낸다. 상처로 얼룩진 그는 다시는 사랑을 할 수 없다 생각하며 일 속에 파묻혀 생활한다. 그러던 어느 날 뜻밖의 교통사고로 '줄리에트'를 만나게 된다. 그녀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어떻게 뒤바뀔지도 모른 채 그는 그녀에게 알 수 없는 끌림을 느낀다. 

 

♀줄리에트 보몽(29세)

 

프랑스 출신인 그녀는 공부보다는 연극에 심취해 브로드웨이 무대에 서겠다는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다짜고짜 뉴욕에 왔다. 하지만 뉴욕에서의 위험한 게임은 결국 패배로 돌아가고 말았다. 카페 알바생으로 전전하던 그녀는 결국 프랑스로 돌아가기로 결심하게 되고, 출국하기 전 뉴욕 맨한튼을 만끽하기 위해 거리로 나간 그녀는 '샘'을 만나게 된다. 의사인 샘에게 자신을 변호사라고 소개하며, 그날 밤 그녀만의 새로운 연극을 펼친다. 

배경은 뉴욕, 주인공 변호사 '줄리에트 보몽'과 의사 '샘 갤러웨이'. 

 

사랑에 빠져버린 그녀는 프랑스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올라타는 순간까지 샘을 생각하며 결국 비행기에서 내리게 된다. 그런데 그녀가 타려했던 비행기는 프랑스로 가는 도중 추락하게 되고, 테러사건으로 판단한 미국수사팀은 직전에 내린 '줄리에트'는 유력한 용의자로 보는데...

 

♀그레이스 코스텔로

 

39세의 나이로 10년 전 사망한 전직 형사. 

죽음의 사자가 되어 '샘'을 찾아온 그레이스는 샘이 사랑하는 '줄리에트'의 죽음을 예고한다. 비행기사고로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줄리에트를 바꿀 수 없는 섭리에 따라 데리고 가야 한다며 샘에게 자신을 도와달라 한다. 그녀는 섭리를 따라 자신이 맡은 바를 다하고 미련없이 이승을 떠나려 했지만 마약중독자로 살아가는 자신의 딸 '조디'를 마주한 후로부터 흔들리게 되는데...

 

♂마크 루텔리

 

10전까지만 해도 잘나가던 경관.

제법 매력있고 자신감이 넘치며, 터프했지만 배려심도 많았고, 유머 감각도 있어 그를 좋아하는 여자도 많았다. 그러나 모두 지난 이야기일 뿐이었다. 그레이스가 세상을 떠난 이후로 그의 삶은 180도 바뀌게 된다. 그레이스 코스텔로를 사랑했지만 그녀의 생전에 고백 한 번 못했다. 10년 전 그녀가 죽은 후 그의 삶도 끝난 마냥 하루하루 술로 버텨나가고 있다. 그런데 '그레이스 코스텔로'를 봤다는 소식에 '샘'을 찾아가게 되는데...  

 

::QUOTE::


사랑은 고통과 괴로움을 안겨줄 뿐이다. 사랑은 허상의 빛에 지나지 않으며, 현실을 보지 못하게 만드는 마약일 뿐이다. 사람들은 항상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사실은 사랑에 대해 스스로 만들어낸 관념을 사랑하고 있을 뿐이다.

p.364

 

과연 인간의 삶은 하나의 합목적성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인간이 삶이란 단지 생물학적 매커니즘에 불과한 것일까? 그리고 죽음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죽음이란 단지 또 다른 삶, 우리 모두가 가게 될 저 세게를 향한 통로를 열어주는 의미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p.382

 

::REVIEW::


아무리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 등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 할지라도 손이 가지 않는 책이 있기 마련이다. 나는 기욤뮈소의 작품들이 그러했다. 작가의 신작들이 서점의 베스트를 앞다투는 것을 많이 보았지만 단 한번도 읽어보지 않았다. 아무래도 '프랑스문학은 재미없고 고리타분 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기욤뮈소의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를 보고 일말의 호기심이 들었다. 영화의 원작소설을 읽을까 또 다른 대표작을 읽을까 고민하다 잡게 된 책이 <구해줘> 였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책팟캐스트 '우리가 함께할 시점'에서 이 책을 다룬 클립을 들었기 때문이다. 때마침 비행기를 타야 할 일이 있던 나는 비행기사고에 휘말리게 되는 주인공의 상황이 확 와닿아 구매하게 되었다. 

 

과거의 기억으로 인해 상처를 간직한 채 살아가는 샘과, 갖은 포부를 갖고 미국으로 왔건만 열정만으로는 안된다는 사실에 상실한 채 자신의 고국인 프랑스로 돌아가려는 줄리에트. 그 둘은 첫만남부터 묘한 감정이 뒤섞이며 서로를 사랑할 것임을 직감한다. 하지만 자살한 아내를 생각하며 자신을 다시는 사랑을 해서는 안 되는 존재로 규정하며 줄리에트에게 유부남이라는 말로 그녀에게 상처를 준다. 이내 프랑스행 비행기를 타게 된 줄리에트는 비행기가 이륙하기 바로 직전에 비행기에서 내린다. 그런데 그녀가 탔어야 했던 비행기는 사고로 인해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주게 되고, 이륙하기 전에 빠져나간 줄리에트는 사고를 테러로 생각한 미국경찰들에게 잡혀 집중수사를 받게 된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샘은 그녀를 돕기 위해 사방으로 뛰어다니는 가운데 의문의 형사 그레이스를 마주하게 된다. 그녀는 샘 앞에 나타나 비행기사고로 죽었어야 했던 줄리에트의 운명에 대해 말하며 줄리에트는 결국 죽음을 피할 수 없을 것임을 전한다. 줄리에트에게 닥칠 죽음을 부정하던 샘은 그레이스의 알 수 없는 행동과 예측에 혼란스러워 한다. 한편, 죽음의 사자로서 온 그레이스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 어째서 '그들'은 자신을 보낸 것일까? 기억 속에 존재하지 않는 자신의 죽음에 대한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물음에 물음이 더해져 진실에 대한 추적이 시작된다. 

 

초반에 읽을 당시만 해도 책장이 넘어가지 않았다. 그만 읽을까하는 생각을 10번정도 했던 것 같다. 모든 로맨스가 그렇듯 주인공 둘은 첫눈에 서로에게 빠져버렸고 운명도 막지 못하는 사랑을 한다. 결과는 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덮을까 말까 고민했다. 하지만 중반부에 그레이스를 출현을 통해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 서스펜스적인 장르를 추가하면서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로맨스소설에는 어울리지 않을 법한 죽음의 사자의 출현. 게다가 단순한 저승사자의 역할이 아닌듯한 연출이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레이스는 왜 출현한거야? 일반적인 조연은 아닌것 같은데' 하며 그자리에서 끝까지 완독했다. '기욤뮈소는 로맨스가 전제지만 그 위에 서스펜스를 얹는다'는 문구를 본적이 있다. 작가의 경향을 알지 못했던 나는 이 문구를 통해 작가의 작품을 어렴풋이 파악할 수 있었다. 문학적이고 심오한 단어들의 나열로 사랑을 말하는 프랑스문학과 긴장감과 박진감을 주는 사건을 다루는 영미문학의 특징을 섞어 자신만의 문체로 잘 소화해 낸 기욤뮈소. 그의 작품이 처음에 세상에 나오게 됐을 때 왜 그토록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는지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다른 작품을 찾아 읽고 싶을 만큼의 감동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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